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후 일주일만인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옮겼다.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9분 관저 정문을 걸어 나와 4분간 지지자들과 악수·포옹하며 인사한 후 다시 경호 차량에 올랐다.윤 전 대통령은 대학교 점퍼를 입은 채 한 줄로 늘어선 20대 청년들을 순서대로 안아주고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토닥여 주기도 했다. 이후 맞은편 쪽에 있는 대학생 지지자들도 안아줬다.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대학생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에는 일반 시민들과도 한 명씩 악수를 나눴다.
 
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과 인사를 마친 뒤 오른손을 다시 펴 보이고 검지를 치켜세운 후 양손을 펴 올려 보이기도 하면서 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창밖으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인 후 계속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출발하기 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과 20여분 간 별도로 인사를 나눴다.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임기를 끝내지 못해 아쉽다. 모두 고생이 많았다. 많이 미안하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이날 관저에는 대통령실 직원 200여 명이 찾아와 윤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5시29분께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도착했다. 내외는 차에서 내려 함께 주민·지지자 등에게 인사했다.김 여사는 비상계엄 이후 첫 외부 노출인데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김계리 변호사가 김 여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주민과 지지자들에게 "주민 여러분, 제가 뵙고 싶어서 일찍 왔다. 여러분들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게 돼 저도 기쁘다. 고맙다"고 말했다.사저 앞에는 국민의힘 강명구·강승규·김석기·박성훈·임종득 의원, 역사강사 전한길 ,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석동현·김계리 변호사 등이 자리해 있었다.윤 전 대통령이 관저를 떠나 사저로 돌아간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 한남동 관저 입주를 완료한 지 886일 만이다.대통령경호처는 약 40명 규모의 사저 경호팀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최대 10년까지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서초동 사저는 지난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 6개월가량 머문 곳인 만큼 경호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다만, 사저가 단독주택이 아닌 주상복합인 탓에 이웃 주민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많아 일단 서초동 사저로 옮긴 후 수도권에 다른 거처를 구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윤 전 대통령은 당분간 사저에 머물며 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내란 혐의 형사재판을 비롯해 수사기관의 소환 조사 요구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