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되돌리기로 확정하면서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올해는 '황금돼지띠'의 영향으로 고3 수험생 수가 예년보다 많은 데다,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N수생도 더 늘어나 대학 입시 전반에 줄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함에 따라, 각 대학은 이달 30일까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
 
대교협 심의 후 각 대학은 다음 달 모집 요강을 통해 전형별 지원 방법, 지원 자격·평가 요소·등록 절차 등을 수험생에게 알린다.
 
당초 정부는 3월 말까지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할 정도'로 학생들이 돌아오면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하기로 했지만, 지난 16일 기준 40개 의대 수업 참여율이 평균 25.9%에 그쳤음에도 이 같이 모집인원 조정을 결정했다.교육부는 입시 일정, 추가 복귀 계기 마련 등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지만 각계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의대 모집인원이 전년도에 비해 1509명 감소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극심해질 예정이다.올해는 고3 학생들이 황금돼지띠인 2007년에 태어나 예년에 비해 학생 수가 4만 7000명 늘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고3 수험생은 45만 3812명으로 지난해(40만 6000여 명)보다 약 12% 늘었다.
 
한 고3 재학생은 "의대생들이 전부 복귀해야 동결한다고 했으면서 정부가 이렇게 약속을 안 지켜도 되느냐"며 "결국 25학번만 운이 좋았다. 1년 먼저 태어난 것이 부러울 정도"라고 했다.N수생 규모도 2001년(26만 9059명)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인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의대 정원이 1500명 줄고, 고3은 4만 명 증가하면 단순 수치상으로만 봐도 의대 정시·수시 모두 '역대급 경쟁'을 예고한다"며 "특히 인기 있는 학과나 대학의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어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소식에 '기회 확대'를 기대하며 응시한 수험생들이 대거 재수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증원이 철회되더라도 이들 중 다수가 여전히 의대를 노리면서 의치한(의대치대한의대) 계열 경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상위권 밀집도가 높아질 경우, 작은 차이로도 당락이 결정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집 인원의 변화로 2025학년도 지원 경향을 2026학년도에 적용하기 어려워 2025학년도 입시결과를 활용하지 못하는, 근거 없는 지원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안정성이 지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모집 정원 축소와 고3 학생 수 증가로 수시와 정시의 합격선은 전 지역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