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감포항 개항 100주년 기념 행사가 성대하게 펼쳐졌으나 여느 지역 축제와 다를 것 없이 치러져 특별한 의미를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포항은 일제강점기인 1925년 지정항으로 출발, 아픈 역사의 격랑을 헤치며 개항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함께 한 100년 함께 할 100년’을 기약했다.
 
이번 기념행사는 지역민이 직접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 참여형 축제로 열린다는 기치를 내걸고 축제 나흘간 색다른 주제로 꾸며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바다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25일은 ‘환대의 날’, 26일은 ‘청년의 날’, 27일은 ‘문화의 날’, 28일은 ‘보은의 날’로 어르신을 위한 트로트 공연으로 진행됐다. 워터볼, 패달보트, 감포항 스탬프 투어, 감포 사진전 등 상시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였다.그러나 이번 기념 행사는 여느 지역 축제와 별반 다르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는 지적이 많았다. 2017년 12월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하고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 100인 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기념식을 진행하기까지 각층이 힘을 모았으나 지역민의 직접적인 참여와 정체성이 부각되는 장(場)으로는 승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번 기념 행사에 맞춰 감포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인 ‘방파제 준공 기념비’를 재건립한 것과 감포 주민들에 대한 유공자 표창, 감포 먹거리 부스 진행, 부대행사로 마련된 ‘감포사진전’ 등이 이번 축제의 진정성을 일부 전했다는 평이다.또 이번 기념행사가 감포항의 오랜 역사와 지역 정체성을 기리고 미래 비전을 시민들과 공유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나 이찬원, 박서진, 박명수 등 대형 연예인을 초청해 축제의 주요 시간을 배정하고 으레껏 등장하는 패밀리 공연 등으로 구성돼 차별화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감포읍 한 주민은 “고유제라도 지내며 바다 용왕님을 모셔 와 100년 간 풍어를 기원한 굿판도 벌이고 해녀, 선주 등 지역의 원로 등이 직접 참여하는 퍼포먼스라도 벌였어야 했다”면서 “어느 행사장에서나 봄직한 공연과 행사여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진행된 개막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김석기 국회위원,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 100인 위원회 이영웅 위원장, 감포 발전협의회 정인철 회장 등과 함께 감포 주민, 관광객 등이 참석해 개항 100년을 축하했다. 
 
행사 첫날인 25일에는 공식 기념식이 개최됐다. 동백나무 기념식수와 타임캡슐 매립을 시작으로 불꽃 연출, 감포항의 과거와 미래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주제공연 등이 펼쳐졌다.
주낙영 시장은 “자랑스러운 감포, 위대한 감포가 개항 100주년을 맞이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온 감포는 관광지로서의 감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과학 혁신도시로 바뀌고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는 감포가 될 것”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