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난 불이 강풍을 타고 번져나갔다.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2단계를 거쳐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헬기 28대와 진화 장비 57대, 인력 704명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다. 초속 7m 이상 강풍이 불고 예상 피해 면적이 100㏊ 이상에 달하며 진화에 24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때 발령된다.소방청도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확산하자 이날 오후 4시 5분께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소방청장은 특정 시도 소방력으로는 화재 등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에서 소방력을 재난 현장에 동원할 필요가 인정될 때 동원령을 발령할 수 있다.현장에서는 강풍을 타고 불똥이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조야동 주민 고 모씨는 "5분도 안 돼 불이 산을 뛰어넘었다. 엄청나게 빠르게 넘어갔다"며 "헬기 진화 작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또 바람을 타고 확산하는 산불에서 나오는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중구 동인동, 동구 율하동 등 직선거리로 6∼7㎞, 혹은 그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당국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으로 산불 영향 구역은 57㏊이며 화선은 5.42㎞로 추정된다. 진화율은 14.5%에 그치고 있다.이처럼 불이 계속해서 확산하자 산불이 시작된 노곡동을 비롯해 인근 조야동, 서변동 등에서는 주민들이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하도록 요청하는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이에 따라 899가구 1200여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인명·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당국은 또 산불이 민가로 넘어오지 않도록 방어선을 구축하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버스 2대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경찰도 노곡동 등에 다수 교통 순찰차와 다목적기동대 및 기동순찰대 8개 팀을 배치해 현장 교통 관리·통제 등에 나서고 있다.또 산불 확산에 따라 오후 4시 10분부로 노곡교, 조야교, 무태교 등 5곳의 교통을 통제했다.한국도로공사 역시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영향으로 많은 연기가 발생하자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로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산림 당국은 "연무가 심해서 정확한 발화지점은 찾지 못하고 있다"며 "민가 등 주요시설 보호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