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다섯가지의 도리(道理)에 맨 먼저 차지하는 것이 군신유의(君臣有義)이며 그 다음 네가지를 포함시켜 오륜(五倫)이라 한다. 여기서 의(義)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말하며 목숨과도 같은 비중을 둘 만큼 크게 섬겨 왔다. 여기에 신의(信義)는 믿음과 의리로 일찍이 생명으로 여겨 온 것이다. 특히 유교경전에서는 글을 배우는 어린 나이의 문생(文生)들에게 가장 중히 여기면서 매일같이 배우고 익혀왔다. 필자도 성균관에서 유학을 배우면서 수 없이 듣고 그 참 뜻을 여러번 숙고하며 배웠다. 사람을 가리켜 ‘사회적 동물’이란 말이 있다. 혼자 살 수 없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서로 협력하면서 사는 것을 원칙을 삼는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사회생활이란 말이 생겨났다. 사회생활은 여러 형태의 인간들이 집단적으로 모여서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생활을 얘기한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려고 하는 인간의 근본성질에는 사회성(社會性)이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과의 교제를 하고 상종하다 보면 부실(不實)한 관계가 형성되어 피차간 껄끄러운 사이가 되고 풀리지 않으면 서로가 갈라서는 사례가 생긴다. 사회성 유지에 많은 것들이 유지되지만 그 중에 중요한 것은 신의(信義)와 약속이다. 신의는 믿음과 의리이다. 사람 사이의 큰 버팀목이며 절대 저버려서는 안되는 약속이다. 그래서 신의와 약속은 함께 존재하며 언제나 같은 궤도를 달리는 행성과도 일치한다. 엇박자로 사는 경우엔 잘 조절이 안 되지만 그것이 영원한 것임을 인식 할 때는 그 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좀 말하기 민망하지만 친구 사이에, 사람 사이에 있어서 절대적인 유대임을 강조한 것이겠다. 신의는 이지(理知)보다도 높은 재능이라 했고 도적들 사이에도 신의가 있다는 말까지 있다. 논어의 자장편에 “자하가 말하기를 군자는 신의를 얻은 후 인민에게 수고를 끼쳐야 한다. 신의를 얻지 못하고 수고롭게 하면 인민을 괴롭히는 것이 된다. 군자는 신의를 얻은 후에 허물을 간언(잘못된 것을 고치도록 함) 해야 한다. 신의를 얻지 못하고 간언하면 비방함이 된다”.고 한다. 약속도 마찬가지이다. 약속이란 어리석은 자가 뒤집어쓰는 올가미라고 한다. 서양 격언집에 “폭풍이 한창일 때의 약속은 바람이 잠잠하면 잊혀진다”는 것이다. 약속은 ‘앞으로의 일에 관하여 상대방과 서로 결정하여 두는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신의에 관계가 되므로 신중한 결심을 요구한다. 신의와 약속, 지키기 위함이다. 손 경 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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