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지역 공무원들이 수년 동안 근무시간이나 출장을 핑계로 근무도 하지 않고 강원도 정선 카지노에서 일명 바카라와 블랙잭 게임을 즐겼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대구시청, 경북도청, 경북교육청, 포항시, 봉화군, 소방안전본부 등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그것도 수년에 걸쳐 강원랜드 출입이 지속됐다고 하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 직원은 몇 달 사이에 44차례나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사실상 일은 뒷전이고 정선 카지노에서 살다시피 한 것이나 다름없어 충격적이다. 근무지를 이탈하는 수법도 가지가지다. 한 공무원은 출장을 핑계로 수시로 강원랜드를 드나들었고 당직 근무 중에도 근무를 서지 않고 몰래 정선으로 갔다가 적발된 사실도 있다. 학교 학생들에게 체육대회를 시켜놓고 정선을 갔다 오지를 않나 소방 공무원은 화재예방 지리조사 출장을 간다고 해놓고 강원랜드에서 오락을 즐겼다. 이들이 강원랜드를 근무 중이거나 출장지를 이탈해 갔다 온 것도 문제지만 이들은 근무 중에도 머리 속에는 오로지 빙긍빙글 도는 기계 소리가 울리고 있었을 것이고 눈 앞에는 카드가 어른 거리고 있었을 법 한데 무슨 업무가 제대로 됐겠는가? 더욱 큰 문제는 강원랜드는 게임장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강원랜드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가사탕진(家事蕩盡)으로 직장과 가정을 잃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자살에 까지 이르는 일도 있었다. 공무원들이 강원랜드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면 과연 거기서 소요되는 도박자금은 어디서 나왔단 말인가?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급여로 강원랜드를 드나들었다고는 믿기 어려운 것 아닌가? 이것은 자칫 잘못하면 민원인과의 검은 거래를 유발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더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분명 근무규정이나 규칙이 있었을 텐데 이들을 관리하지 못한 소속 기관장들의 책임도 없다하지는 못할 것이다. 복무 규정상 소속 기관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출장이나 근무지 이탈이 가능한데 그것이 관리가 되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에서 경종을 울렸으니 천만다행한 일이지만 지금도, 아니면 앞으로도 이러한 유사한 사례들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대구, 경북 공공 기관들은 하루빨리 복무규정에 대한 시스템 정비와 정신교육, 출장 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강화해야 한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선량하고 정직한 공직자들이 더 많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복무기강은 바로 세워야 하는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