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힘들 때 보탬이 돼야 하는데…".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머리를 바짝 밀었다. 원래부터 짧은 머리를 고수해왔던 김태균이지만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는 거의 삭발에 가깝게 밀고 나타났다. 김태균 뿐만이 아니었다. 전 주장 신경현과 현 주장 한상훈 그리고 최진행까지 삭발 대열에 합류했다. 해병대 군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짧게 자른 머리였다. 한화는 지난주 5연패에 빠지는등 날개없는 추락으로 최하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김태균도 오른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알음알음 시작된 엄지 통증이 밀려왔고, 지난 15~17일 문학 SK전에서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첫 2경기에서 대타로 나왔지만 삼진과 뜬공. 결국 17일 SK전에서는 아예 결장했다. 시즌 두 번째 결장이었다. 다행히 팀이 5-2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4번타자로서 김태균이 느끼는 자책감은 말할게 없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9일 대전구장에 나타난 김태균은 머리를 더 짧게 밀었다. 김태균 뿐만 아니라 전·현 주장 신경현·한상훈 그리고 최진행까지 싹 다 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잘랐다. 김태균은 "원래 머리가 짧았다. 더 짧게 자른건 마음의 정리도 하고, 각오도 새로 다질 겸해서였다.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며 "팀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 있는데 4번 타자가 아프니까 너무 죄송하다. 이럴 때일수록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지금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 팀이 힘들 때 쉬어야 하는 것 만큼 힘든 것도 없다"며 답답한 마음을 계속 드러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결장했다. 한대화 감독은 "손가락 통증은 무조건 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19일 경기 전에도 김태균은 한대화 감독의 만류로 배팅훈련에는 제외됐다. 대신 왼손으로만 티배팅을 소화하며 어떻게든 빨리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4월 17경기에서는 타율 4할6푼, 5월 26경기에서 타율 4할1푼이었던 김태균은 그러나 6월 13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로 하향세에 있다. 꿈의 4할 타율에서도 내려와 현재는 3할9푼9리. 4할 사수의 기로에 있다. 하지만 김태균은 "지금 내게 있어 4할 타율이 중요한 게 아니다. 4할 타율에서 떨어졌다고 홀가분한 마음이 들거나 그런 것도 없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어야 마음이 홀가분하지,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마음을 느낄수 없다. 4할 타율을 떠나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타율이든 팀 성적이든 지금보다 떨어지지 않고 다시 치고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연한 의지 속에 머리를 밀고 재도약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김태균. 짧게 민 머리에서 단호한 결의가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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