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이 추운 겨울 급기야 길거리로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은 19일 한국대학생연합은 서울광장에서 ‘대선 1주년,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각 학교 총학생회와 동아리, 시민사회단체 등 40여개 단체 50여명이 참석했다.성희연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고려대를 시작으로 대학가에 붙기 시작한 ‘안녕하지 못하다’는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다”며 “한 용기 있는 대학생의 대자보는 철도노동자 파업과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등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 불편한 마음에 던져진 하나의 불씨였다”고 주장했다.그리고 “안녕하지 못한 현실에서도 안녕한 척 살아온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이 작은 불씨가 많은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고 우리는 지금 안녕할 수 없다고 외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기초노령연금과 반값등록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의 대통령 공약이 당선된지 1년도 되지 않아 파기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반대 의견을 내는 학생들도 있다. ‘안녕들하십니까’로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그들이다. 심응진 “어느 대학생의 감정적인 토로가 젊은이들의 심장을 갈팡질팡 뛰게 하였고, 무작정 거리로 나서 서성이게 하고 있다”며 “시국에 관한 진정한 고민과 의로운 대의의 외침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최근의 흐름을 비판했다. 그는 “고등학생들까지 편승해 번지고 있는 이 작태는 지금까지 올바른 시국 여론을 주도한 대학생 운동과는 극명히 대치되는 미성숙의 치기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 시대가 안녕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어떤 양태든, 누구의 잘못이었든 한동안 잠잠하던 대학사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문제다. 그것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아 터져나왔다는 점은 현 정부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철없는 대학생들의 부질없는 외침으로 치부한다면 골은 깊어진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그리고 대학생들도 찬반양론으로 극하게 대치하면 안 된다. 서로의 주장을 존중하고 자신의 생각을 뒤돌아 봐야 한다. 지금은 내부의 갈등으로 분열돼서는 안 될 시기다. 국제정세가 그렇게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조차 끝없는 분열로 치닫는 정치권의 모습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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